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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강원도 단풍명소? 좋은 가을여행이 될까?

by 앤드뉴스타 2020. 10. 30.

 

강원도 가을단풍 구경 여행기 - 추천? 비추천?


이번년도는 여행은 꿈도 못꾸는 일인 줄 알았다.
우리지역에 잊을만하면 코로나 확진자가 드문드문 나오는데다,
지금 시기에 잘못 움직였다가 운이 나빴을 경우,

뒷감당이 가능할까? 모든 상황을 감수 할 자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여행을 가려면 가족여행을 가야하는데,
신랑이 새 가게를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당분간은 쉬는 날이 없을 예정이었다.
이래저래 2020년은 여행이란건 없는 해일 줄 알았다.

 

단풍구경 갈까, 말까!?

 


신랑이 갑자기 일을 쉬게 되었다. 가족끼리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가게 직원이 일요일에 갑자기 개인사정으로 출근을 할 수 없게 됐다.
겸사겸사 신랑도 그동안 너무 쉴 새 없이 일한것 같기도 해서,
숨 돌릴겸 갑작스럽게 일정을 짜게 되었다.
갑자기 생긴 하루의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어떻게 보내야하나 고민스러웠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모든 생각들이 조심스러웠다.
신랑은 또 언제 생길지 모르는 휴무이니, 아이들과 함께 어디라도 다녀오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신랑의 제안은 충추 온천, 강원도 단풍구경 두 가지였다.

온천은 아이들과 지금까지 3번 갔다왔는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아이들 케어하기도 너무 편했던 여행이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한가지가 온천여행을 하고나면 얼마뒤 둘째 아이가 폐렴에 걸렸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어떤 영향으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이번에도 여행 후 아이가 아프다면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닐 일이 걱정이었다. 고열이 날 경우 소아과 진료를 위해서는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생각만해도 머리가 아픈 일이었다.
그렇다면 선택은 하나. 강원도 단풍구경 가기가 자동선택 되었다.


6살 큰 딸의 추천 여행지~ 여주 황학산 수목원


딸에게 아빠가 휴일이 생겼다고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바로 여주 갈래, 여주!! 하고 외치는 아이..
미로를 가고 싶다고 했다.

 

 

미로를 열심히 탐험중인 아빠와 지금보다 더 어릴적 큰 딸~

 

 

 

 

 

 

 



아이들과 함께하는 추천 여행지

여주 황학산 수목원


여주 황학산 수목원은 몇년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부담없이 한번씩 다녀오곤 했던 곳이다.
우리 지역에서 그리 멀지 않고, 수목원 입장료가 무료다.
무료인데 상당히 관리가 잘되어 있고, 아이들과 산책하기 참 좋다.

수목원 입장 후 길을 따라 한참 걷다보면, 넓은 잔디피크닉장이 나온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인데, 이곳에 우리 꼬마가 말하는 미로원이 있다.
나무들로 빽빽하게 만들어진 작은 미로인데, 우리 아이 인상에 제일 재밌었던 공간으로 기억에 남아 있었다.
이곳은 여름, 가을, 겨울에 모두 가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빠가 정한 여행지에 가보는게 어떨지 제안해보았더니, 아이는 단번에 오케이를 했다.

이것이 불행의 시작일줄이야...

 

케이블카를 타고 구경하는 단풍, 재미있을까?


신랑이 토요일 일끝나고 집에와서 부랴부랴 핸드폰으로 입장권을 예매했다. 4인 가족표를 모두 예매를 했는데, 둘째 아이가 아직 36개월이 되지 않아 표 하나를 취소해야했다.

대망의 여행날~
모두들 너무 기대를 하고 잠들어서인지, 9시가 되도 아무도 일어나지를 않았다.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나 아침에 아이들과 나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며 소음을 내는데도 말이다.
어느정도되면 일어나겠지 생각하며, 기다리다 기다리다...
신랑을 먼저 흔들어 깨웠다.
그 뒤 시작된 바쁜 아침.
마음 한켠에 찝찝함이 남아 있었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다녀오면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조잘조잘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과 열심히 달려 드디어 목적지 도착.!
차가... 차가.... 상당히 많았다. 아주 많이...
아이들과 함께 움직여야 했기에 곧장 케이블카 입장 장소로 갔다.


악몽의 시작


여기서부터는 정말 악몽으로 기억된다. 악몽 이상, 이하도 아닌..
우선 먼저 눈에 들어온건 무시무시한 대기줄이었다. 발권을 해버려서 맨 뒤에 자리를 잡고 섰다.
서 있으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잘못왔다.'
'다른 사람한테 표를 팔까?'
'나 포함 여기 이렇게 다닥다닥 줄 서 있는 사람들은 제정신인건가?'
'굳이 이렇게 기다려서 케이블카를 타야하나? 케이블카가 뭐라고..'

마지막에 든 생각은 남편에 대한 원망이었다.

'왜 하필 케이블카 타고, 단풍을 보자고 한거야~' 하며 말이다.

결국 모든 순서를 기다려 케이블카를 탔다.
대기 시간이 거의 3시간이었다.
누군가 단풍보러 케이블카를 타러 간다고 하면 발벗고 말릴 것이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더더욱 비추다.
첫째 아이에게는 아빠 핸드폰, 둘째 아이에게는 엄마 핸드폰을 쥐어주고 유튜브키즈 도움으로 겨우 대기시간을 견뎠다.

그 많은 사람들이 거리두기가 전혀 안됐다. 앞, 뒤 한발짝 정도의 거리두기밖에 안되는 빽빽한 거리두기였다.
뒷사람은 왜 이렇게 바짝 붙는지, 앞사람은 손에 들고 있는 음료를 마시느라 마스크를 썼다 내렸다 바빠보였다. 마스크를 입에만 쓰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고,
보고싶지 않은 광경들을 보면서 너무 괴로웠다.

 

 

 

 

 

 


화내는 사람이 멋지다고 느낀 순간


속을 부글부글 끓이며, 줄을 서 있는데 어딘가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싸움이 났다.
줄이 어쩌고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누군가 새치기를 해서 싸움이 난 줄 알았다.
잘 들어보니, 대기줄에 서 있는 사람과 관리자와의 언쟁이었다.
화내는 사람이 멋있어 보이기는 처음이었다.
중년의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왜 줄을 이따위로 세워놓는 것이냐고,
불같이 화를 냈다.
내가 속으로만 궁시렁 대고 있던 말들을 그 사람들이 속시원하게 다 표현해 주었다.
그 덕분인지 얼마 뒤 다른 사람이 와서 거리두리를 위해 앞 뒤 사람과 조금씩 떨어지라고 말하며서 돌아다녔다.
하지만 갑자기 사람들이 뒷걸음질 쳐서 사람들이 뒤로 밀리는 위험한 상황만 만들어질 뿐.
전혀 거리두리는 되지 못했다.


10월말의 강원도 단풍구경 여행

기다리다 쓰러질 쯤 되서, 케이블카에 앉아볼 수 있었다.
높이 높이 올라가는 케이블카 안에서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하고 좋아했다.
꽤 높이 올라가는 동안 나는 사실 좀 무서움을 느꼈다. 근데 아이들은 전혀 무서워하는 기색없이 올라가는 내내 웃음꽃을 피웠다.

"엄마, 근데 왜 나무들이 다 대머리야?"

한참 위로 위로 올라가던 중, 큰 딸이 한마디 던진다.
그제서야 케이블카의 목적이 단풍구경이었었지! 하는 생각이 났다.
단풍이라고 할만한게 없어서 나무에 눈이 가지 않다가, 아이의 말에 나무들로 눈을 돌렸는데
이건 완전... 대부분의 나무들이 겨울나무들이 되어 있었다.
10월말이라는 시기를 잘못 선택한걸까, 단풍구경 장소 선정을 잘못 선택한걸까~

이번년도 가족여행은 장소와 시기 선정의 실패 경험치를 쌓은 추억이 되었다.
다음엔 결코!
10월 말, 케이블카 위에서 강원도 단풍구경 할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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