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로 미루게 된 독감주사 맞기 ]
원래 계획은 추석 연휴 전에 독감 주사를 맞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아이와 함께 외할머니 댁에 집에 가게되면서 독감 접종 계획이 좀 틀어지게 되었죠.
추석연휴 이후라고 하더라도 조심해서 병원에 잘 갔다 오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 월요일 화요일을 보내고
수요일은! 독감접종을 꼭 해야겠다 하는 마음에 집에서 제일 가까운 소아과에 전화를 했습니다.
평소 아이들 하원 시간대가 아니면, 진료 환자가 많지 않아 대기시간이 길지 않은 병원으로 아이들 예방접종때가 되면 항상 이용하는 소아과였는데,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백신이 다 떨어졌다는 거죠.
언제 다시 백신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추석 연휴 전에 독감 주사를 맞지 않은게 후회가 됐습니다.
[ 이상 미룰 수 없다 ]
항상 한가했던 소아과여서, 여유있게 생각을 했는데
이곳에 독감백신이 다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어요.
혼자 아이들 둘을 데리고 이동해서 병원에 데려 가야 하는 상황이니 집 근처 가까운 병원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네이버에서 내과를 검색해 거리순으로 전화를 돌렸습니다.
아이들 무료 독감은 접종하지 않는다는 내과...
작은 아이가 36개월 미만이라 현재 6살인 큰 아이만 접종 가능하다는 내과...
오전에 접종이 마감됐다는 소아과...
문의하는 병원마다 다 바로 갈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더라고요.
마음은 더욱 더 급해지고...
그럴수록 어디든 오늘 꼭 접종 가능한 병원을 찾아서 독감접종을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찼어요.
36개월이 아직 안 된 둘째때문에 같이 접종을 하려면 소아과에서 맞아야 하나보다 하고 다시 소아과로 전화를 열심히 돌려보고..
오후에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소아과를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 아이 둘과 함께 병원으로 향하는 험난한 여정 ]
사실.. 아이들이 주사 얘기에 놀랄까봐, 조용히 전화를 하려는 마음이었는데,
여기저기 바쁘고 급하게 전화를 하다보니
목소리를 숨기지 못했나봐요.
접종이 가능하다는 소아과를 찾아내고, 오늘 계획을 생각하며 쇼파에 앚아잇는데
큰아이가 와서 묻습니다.
" 엄마, 아까 어디에 전화한거야? "
아이들이 느낄 무시무시한 주사 얘기를 하기 망설여져서
응~?! 하고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 우리 오늘 주사 맞으러가? 나 사실 알고 있었어~ "
체념한 듯 말하는 아이에게 더이상 머리굴릴 생각은 하지 말고 이실직고 해야했어요.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공포스러워하는 아이를 보며...
아이 둘을 병원에 잘 데려갈 수 있을까 제 걱정이 먼저 되더라구요...
[ 아는 것은 병! 모르는 것이 약이다! ]
큰 아이가 무섭다고얘기를 하는데,
큰 아이 옆 작은 아이가 난 할 수 있어! 주사 빵! 맞을꺼야!
하고 용감한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 모습에 큰아이도 용기를 내더라구요.
이제 뭘 좀 아는 큰 아이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작은아이 덕분에 자기도 동생처럼 할 수 있을거 가다고 용기를 내며 엄마를 따라나서 주었어요.
사실은 제가 더 겁났던 거 같아요.
코로나 걱정도 되고, 아이들이 주사 안맞는다고 도망가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으로 말이죠.
큰아이가 전적이 있거든요 ㅜㅜ
[ 용기를 부르는 선물 ]
제가 무섭더라구요.. 아이들과 함께 병원에 간다는것이..
병원 도착해서 대기하면서 아이들에게 계속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주사 씩씩하게 잘 맞고 나가서 어떤거 사고 싶냐고 물으며, 아이들과 함께 병원 대기 시간을 보냈어요.
막상 병원까지 오니 두 아이 데리고 주사 맞히러 오는 일이 생각만큼 무서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저희 순서가 되어서 작은 아이 먼저 제 무릎에 앉혀서 주사를 맞혔어요.
대기할 때까지는
난 할 수 있어~! 외치던 작은 아이가 금세 눈물 범벅이 되었어요.
우는 둘쨰아이에게 이제 누나 순서니까 앉아서 기다리라고 좀 떨어진 의자에 혼자 앉혀두었는데, 혼자 앉아있으면서 금방 울음을 그치더라구요.
둘째 아이가 울자 갑자기 공포에 떨며 무서워하기 시작하던 첫째 아이 역시 제 무릎에 앉혀 금방 주사맞히기를 끝냈어요.
생각보다 할만 했는지 조금 무서워하다 둘째 아이 옆에 가서 앉던 첫째 아이~
그리고 마지막 제 차례, 주사 맞기를 기다리며
멀찍이 떨어앉아 서로 부둥켜 안고 아팠지? 하고 물어보는 두 아이를 보며, 남매는 남매구나 하는 생각으로 아이들이 참 예뻐보이더라구요.
제 독감접종비만 4만원 결제하고 나오는데,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 오랜만의 마트 행 ]
아이들과 약속 한 장난감을 하나씩 사주기 위해 몇달만에 간 마트~
평소 같았으면 두 아이를 함께 카트에 태우고 느긋하게 마트 한바퀴 돌았을텐데,
아직 아이들과 편하게 마트 다닐 시기는 아니라는 생각에 카트나 바구니는 생략하고~
아이들 손을 잡고 장난감 코너만 들렸다가 얼른 집에 가기로 약속하고 마트에 갔어요.
잠깐이면 될 줄 알았는데 장난감 코너에 간 아이들... 이것저것 넋 놓고 구경하는 바람에 다리가 아플정도롤 한참을 서 있었네요.
장난감을 하나씩 들고 기분좋게 집에 들어온 아이들~ ^^
근데 갑자기 첫째 아이가 질문 하나를 던지네요.
" 엄마, 나 이제 주사 맞을날 없는거지? "
" 어른되도 주사 안맞는거지? "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또 맞을까 걱정이 되나봅니다.
[ 타이레놀에 맡기는 하루 ]
다행히 주사를 맞은 셋 모두 접종열은 없었지만, 집에오자마자 저는 타이레놀을 하나 먹었어요.
하필 그날의 시작인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이들만 주사를 맞힐까 고민을 했지만 엄마도 같이 주사를 맞는다고 해야지 조금이라도 아이들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 것 같아 같이 맞기로 했답니다.
역시나 저는 집에오자마자 컨디션이 급격히 안좋아지기 시작..
남은 오늘 하루를 위해 타이레놀 한 알을 급히 먹고 다시 기운을 차렸어요.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많이 컸구나 새삼스레 확인 한 기분좋은 하루였습니다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 유치원 생일파티 소품준비는 문방구에서 ♡ (0) | 2020.10.21 |
---|---|
유아 사마귀, 밴드붙이고 생활하기 (0) | 2020.10.08 |
가정용 정글짐이 있는 거실 놀이터 (0) | 2020.10.06 |
아이의 키와 성장호르몬 (0) | 2020.05.05 |
아이에게 약 먹이는 방법 (0) | 2020.05.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