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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역사

사이버문화와 대항문화

by 앤드뉴스타 2020. 5. 13.

스튜어트 브랜드가 대항문화와 사이버네틱스를 연결시키며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철학을 잘 나타냈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미국 전역에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72년 최고의 대중문화 잡지로 명성을 떨친 '롤링스톤'에 '스페이스 워'라는 분석기사를 기고하면서부터이다. 이 기사는 스튜어트 브랜드가 실리콘밸리의 중심이었던 팔로알토에 위치한 스탠퍼드대학의 인공지능연구소와 제록스파크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그곳의 연구자들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스페이스 워'라는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목격하고 나서 쓴 감상이다. 이전까지 컴퓨터라고 하면 중앙집중 제어 방식을 통해 동작하는 거대한 빅브라더를 연상하게 마련이지만, ‘스페이스 워’처럼 네트워크로 연결된 각자의 컴퓨터에서 개인의 창조성을 자극하는 협력형 게임을 보면서 새로운 기운을 느꼈다.

이 기사가 중요한 이유는 LSD를 이용한 '인식의 확장'이라는 경험이 가까운 미래에 컴퓨터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에 이식되면서 새롭게 부상할 것으로 기사를 통해 예측했기 때문이다.

스튜어트 브랜드가 중시했던 사이버네틱스는 음운의 유사성도 있고, 스튜어트 브랜드가 자주 활용한 교차적 의미 합성을 유도함으로써 '사이버'라는 접두어를 크게 유행시킨 계기가 되었다. 이때부터 인간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모든 대상을 가리킬 때 사이버라는 접두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스튜어트 브랜드는 사이버 문화에 대항문화의 혼을 불어넣은 중요한 인물이다.

스튜어트 브랜드는 '홀 어스 카탈로그'라는 잡지를 만들었다. 이 잡지는 대항문화가 잘 나갈 때는 1968년 창간되었다. 당시 대항문화의 주역인 히피들은 '의식의 확장'과 자연으로 회귀'해서 만든 코뮌을 이루고 살았는데, 이들의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 및 상품에 대한 정보를 '홀 어스 카탈로그'가 제공했다. 이 잡지의 창간호에는 1948년 출간된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 서평이 실려 있다. 노버트 위너의 비트로 대표되는 정보과학이 네트워크와 통신 등에 접목되면서 디지털 세계가 확장되어 나가는 개념이, 히피들의 '의식의 확장'에 대한 생각과 잘 맞아떨어졌다. 

스튜어트 브랜드는 1963년부터 1966년까지 미국 원주민 거류지에 자주 방문하면서 미디어를 복합적으로 이용한 이벤트를 기획하는데, 이때 미국 원주민과 서양인의 가치 체계가 다르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도 하였다.

'Stay hungry, stay foolish'는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서 연설을 했을 때 마지막으로 한 멘트이다. 이 말은 스티브 잡스의 대표적인 명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졸업실 연설 때보다 더 오래전에 이미 있었던 말이다. 스티븐 잡스가 청년시절 소중히 여긴 잡지 '홀 어스 카탈로그' 폐간호의 뒤표지에 적혀있던 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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